25,000보에서 35,000보
여행을 하면 평균적으로 1일 걷는 걸음수이다. 그만큼 칼로리 소모가 심하고 베트남은 더운 날씨 때문에 더 지쳤다. 이렇게 걸었던 것은 여행 초보자라 융통성이 없었기도 했고 고생을 해야 여행이란 신념이 뇌리 깊숙이 박혀 있던 시절이었다. 지금도 이 생각에 대해 크게 고칠 마음이 없지만 여행 전체 일정에 피로감만 주는 쓸데없는 고생은 피하는 게 좋다는 여유 정도는 생겼다.
이미 집 밖을 나왔으니 돈 주고 사서 고생을 하고 있는데 또 거기다가 +a로 고생을 살 필요는 없지 않은가
아 더 이상은 안돼 힘들어
숙소 근처 맛집이 있으니 '걸어서' 갔다. 그랩도 한국인한테 알려지지 않은 시절이었고 선량한 미썬 기사님이길 바라며 택시를 탔어야 했기 때문에 사기를 막고자 고생을 선택했다. 그 선택이 어린 치기였을까 강행군을 오전 8시부터 하니 오후에는 지치기 시작했다.
같이 갔던 친구도 피곤과 짜증이 섞여 있었지만 서로 합의하고 걸어가고 있었기에 서로 내색하고 있지 않을 뿐이었다.
그렇게 지나가고 있는데 맛있는 음식 냄새가 강하게 풍겼다. 그 순간 나는 친구한테 "야 힘든데 그냥 여기서 먹고 택시 타고 갈래?"를 시전 했고 친구도 why not?을 외쳤다.
문제는 끼니 시간이 지난 시간대라 준비한 음식은 없었고 심지어 메뉴판도 베트남어에 주인분도 베트남어만 가능했다. 바디랭귀지로 배가 고프다 밥 먹고 싶다 하니 고민하시더니 알겠다고 하시곤 반찬 몇 개를 올리시고 국과 함께 내어주셨다. 젊은 놈들 둘이 땀은 삐질삐질 흘리고 꾀죄죄한 모습으로 배고프다고 하니 안쓰럽게 여기셨을까 음식을 내어주셨다.
시장이 반찬이라 그런지 게걸스럽게 먹어치웠다.
사실 이 가게인지 정확하지는 않다. 이미지에 들어있는 gps 정보와 구글 타임라인에 있는 기록을 대조했고 내 기억과 가장 유사한 인테리어를 한 곳을 골랐다. 오리고리를 전문적으로 하는 식당 같다.
가격 & 평점
한화 3,000원~4,000원
구글 지도 4.2
가게 위치
what3 words - ///bridge.bearings.thrus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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