윽! 이게 뭐야
2013년 내가 처음 똠얌꿍을 먹었을 때 반응이다. 매콤하고 달고 짜고 코코넛 냄새에 신맛이라니 당시 난 외국음식이라면 질색팔색을 하며 다가오는 숟가락에 입으로 척화비 십자가를 그리고 결사항쟁을 했었다. 흥선대원군이 갸륵하게 여겼을 입맛에서 성인이 되고 여행을 하다 보니 깨어지고 부서졌다. 오히려 이제는 한국에서 조차 내 돈을 주고 밥을 먹는다면 외국식당을 찾을 정도로 10년간 많이 바뀌었다.
괜찮을지도?
치앙마이에서 감기를 걸렸다. 안다 여름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는 것을 하지만 1박에 3만 원이나 하는 좋은 숙소에서 에어컨을 켜고 잤더니 동남아시아에서 감기를 걸려버렸다. 1만 원 이하 많아봐야 2만 원 하던 숙소에서 갑자기 3만 원으로 가버리니 몸도 놀란 것일까? 다행히도 내가 방문했을 때 그 역병이 없었으니 망정이 지금이라면 숙소 밖을 못 나갔을 것이다. 콜록콜록거리며 다녔으니...
그렇게 일주일을 고생했었나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 가까웠고 몸도 많이 좋아졌는데 태국까지 와서 똠얌꿍을 안 먹고 간다면 뭔가 아쉬울 것 같았다. 물론 13년도의 트라우마가 남아 다시 그 냄새를 맡는다면 PTSD가 올 것 같았지만 후회할 것이 당연했기 때문에 시도를 했다.
같은 숙소에서 지내던 중국인이라 하루 일정 시작 전에 모닝커피를 때리고 나 오늘 점심으로 똠얌꿍 먹으려고 한다니 본인이 방문한 식당 중 저렴하고 맛있는 똠얌꿍 가게를 안다고 추천을 해줬다.
그래서 방문한 Restaurant Kaow Tom 1฿
카페를 나서고 내가 갈 식당이 본인이 오늘 방문할 장소 가는 중간에 있다고 해 안내를 해주겠다고 했다. 그렇게 10분 정도 걸었을까 전망이 이렇게 생긴 가게에 도착했다.
느낌은 우리나라의 딱 김밥천국 같은 곳이다. 구글보다는 바이두에 좌표가 알려졌는지 현지인, 서양인들보다 그 검색엔진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똠얌꿍 새우볶음밥
아플 때 먹어서 그랬는지 매콤하고 얼큰한 국물이 좋아서 그랬지는 모르겠지만 이상한 느낌은 전혀 없고 오히려 몸이 한결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뜨거운 국물과 더운 날씨에 땀 한 바가지를 쏟고 나니 감기가 씻은 듯이 나은 느낌이 들었다. 게다가 신맛이 입맛을 돋우어 다른 음식도 잘 먹게 되었다.
이날 이후로 나에게 똠얌꿍은 약간 보양식처럼 다가오는 음식이 되었다. 무더운 여름 입맛이 없을 때 새콤한 똠얌꿍이 먹고 싶고 싶어 진다.
이 식당 메뉴 가격은 50~300밧
위치
음식의 맛은 주관적인 영역으로 사람마다 호불호가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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